다문화채널 김고(金高) 기자 | “예전에는 흰 우유만 지원됐는데 이젠 아이가 좋아하는 딸기우유, 초코우유 등 입맛대로 고를 수 있어서 좋네요. 치즈나 요구르트도 가능해요”
(원주 문막읍 베네라 씨 · 우즈벡 출신 결혼이주여성)
“학교에서 무상으로 우유 급식 받을 때는 우리 딸이 좀 주눅 들어있었죠. 가난한 집 아이라고 무시받는 기분에 속상해 했는데 이젠 그럴 일이 없어졌네요”
(구미시 잉흐체체 씨 · 몽골 결혼이주여성)
“내년부터 우리 지역에서도 우유바우처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화성시 김사랑 씨 ·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농림축산식품부가 취약계층 학생·청소년을 대상으로 월 15000원의 우유바우처를 제공하는 ‘무상 우유바우처 시범사업’(이하 우유바우처)이 올해 15개 지역에서 내년부터 30개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수혜자도 올해 2만 5천 명에서 9만 명으로 3,6배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장애인, 국가유공자 자녀 등 취약계층 학생 등에게 현금카드 형태로 제공하는 우유바우처는 지난 11월 8일 열린 ‘2023 농식품 정책콘서트’에서도 농식품정책 6대 혁신우수과제로 선정될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전북도 4개 지역 대상자 1천 2백명으로 시작한 우유바우처는 올해 전국 15개 시군구에서 시행되며 대상을 2만 5천명으로 대폭 늘렸을 뿐 아니라 운영방식에서도 호평을 받고있다.
올해 시행된 지역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경기도 김포시·광명시 △강원도 원주시 △충청남도 당진시 △대전광역시 대덕구 △경상북도 구미시 △전라북도 고창군·남원시·무주군·순창군·임실군·장수군·정읍시·진안군 등 15개 지자체다.

우유바우처 사업 전담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 관계자는 그 동안 학교우유급식 사업의 문제점으로 ▲학교급식시 저소득청 신분노출로 인한 자존감 저하 ▲학교 밖 청소년 지원불가능 · 우유급식 미실시 학교 증가 등으로 인한 저소득층 지원 불가능 ▲흰우유 일변도의 지원에 대해 품목 다양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점 ▲학교는 공급하고 정산은 지자체가하는 행정의 이원화 구조 등을 꼽았다.
우유바우처시범사업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지자체가 지원대상자를 선정해 자격확인을 마친후 월 1만 5천원의 우유바우처카드를 발급,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기존 흰 우유중심 약 30개 품목에서 국내산 원유가 50%이상 함유된 흰우유, 가공유, 발효유, 치즈 등 약 500종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으며 △학교 밖 청소년도 지원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대상자는 시범지역 內 GS25, 미니스톱, CU, 이마트24, 7-일레븐, 농협하나로마트 등 가맹점 2,725개소를 통해 500여종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학교우유급식사업 때 저소득층이라는 신분 노출을 꺼리던 청소년들은 이제 마음놓고 집근처 편의점에서 기호대로 유제품을 고를 수 있게돼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우유바우처는 △거주지 행정복지센터에나 복지부의 행복e음(사회보장시스템)을 통해 발급 대상 자격을 확인하고 읍·면·동 등 거주지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본인 또는 아동복지법 제3조 제호에 따른 친권자, 후견인 등 보호자가 대리신청할 수 있다 △장애인에 한해 보호자 아닌 대리인도 신청이 가능하다.
우유바우처 카드는 매월 1일 15,000원의 금액이 충전되며 당월 말일까지 쓸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소멸되지만 1천원 미만은 자동으로 이월된다. 우유바우처 카드는 국산 흰우유와 국산원유 50%이상이 함유된 가공유(딸기, 초코, 바나나 등)와 치즈, 요거트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수입원유 제품이나 커피우유 등 고카페인 함유제품은 해당되지 않는다.
지난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는우유바우처시범사업에 대해 설문조사해 △정책방향 동의 92.4% △재신청 의사 96.9% △소비확산 기여 93.1% △다양성 만족 41.8% (보통 34.2%/불만족 24.0%)의 결과를 얻어냈다.
정책과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든 반면, 대상품목이 약 500종으로 대폭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품목다양성에 대한 만족도가 41.8%에 머물러 더 많은 니즈(Needs)에 대한 대처는 과제로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월 15,000원 지원에 대해 "겨우?"라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장기 학생들이 충분히 우유를 섭취하기 부족한 금액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승남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학교급식시 15000원으로 200ml 우유 월 34개를 구매할 수 있으나 우유바우처 사업으로는 같은 용량을 월 최대 15개까지밖에 구매할 수 없다"며 "이는 결국 원유소비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학교급식으로 200ml 우유를 월 평균 20.8개 섭취할 수 있지만 편의점에서 우유바우처로 1000ml 우유를 구매하면 200ml 우유 19.5개에 해당해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판매단가가 싼 하나로마트에서 구매하거나 편의점 할인행사 기간에 이용하면 보다 많은 우유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학교우유급식) 한달 평균 20.8개 섭취 = 250일÷12개월
(우유바우처) 한달 평균 19.5개 섭취 = 1만5000원÷3200원×5(1,000㎖÷200㎖)÷12개월×10개월 / 농림축산식품부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우유바우처 만족도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원방식에 대해 긍정 67.1% △우유바우처가 취약계층 지원에 더 효과적(수혜자 대상) 82.4%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학교무상급식보다 우유바우처 사업에 대한 수혜자 만족도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우유바우처 사업은 기존 무상우유급식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성장기 학생·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영양소 공급을 통해 건강을 유지·증진한다는 사업의 취지를 더욱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