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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마쓰다 세이코-팜하니, K팝이 이어준 45년 세월의 가교(架橋)

 

다문화채널 | 1980년 7월,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가 일본 열도를 강타한다.
그야말로, 센세이션! 마쓰다 세이코라는 스무 살의 여가수가 일본의 수퍼아이돌로 탄생한다.

 

1980년대는 일본의 초호황기 시절이었다.
소형가전이 세계를 제패하고, 자동차도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시기. 
하늘에서 돈이 쏟아져 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잘나가던 일본은 도쿄 땅만 팔아도 미국 본토 전체를 산다고 할 정도로 부동산도 호황이었다.

 

그 당시 대한민국에게 일본은 까마득히 앞서있는 선진국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모든 면에서 월등했던 일본은 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목표였다.

시대의 반영이랄까?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는 발랄함과 청량함, 거칠 것 없는 역동성과 경쾌함으로 ‘신바람 났던’ 일본의 모습 그대로였다.

 

1990년 중반부터 장기 불황 시기로 접어든 일본은 이후 경제적 활력을 잃었고 한국은 저 멀리 앞서있던 일본을 서서히 추격하기 시작한다.

 

2024년 4월 대한민국의 K팝 걸그룹 뉴진스의 일본공연이 있었다.
도쿄 아레나 스타디움을 꽉 메운 관객들은 뉴진스 멤버 팜하니가 일본어로 ‘푸른 산호초’를 부르자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45년 전 마쓰다 세이코가 혜성같이 등장하며 일본을 사로잡았던 바로 그 노래다.

 

 

팜 하니는 베트남 전쟁에서 패한 남부 베트남 출신 조부모가 호주로 피신, 그곳에서 나고 자란 호주 국적의 소녀다. 평소 K팝을 동경해 한국기획사 오디션에 응했고, 거기서 발탁돼 세계적 걸그룹 반열에 올라있는 뉴진스의 멤버가 된 것이다.

팜 하니가 “아~~~와타시노 코이와 미니미노 가제니 놋테 하시루와” (아! 나의 사랑은 남품을 타고 달려가요)라고 푸른 산호초의 첫 소절을 부르자, 일본 관객들은 이미 신드롬급 환호를 보냈다.

4월을 넘어 여름 내내 일본은 팜하니가 부르는 ‘푸른 산호초’ 열병을 앓았다.

 

80년대, 곧 미국을 따라잡을 기세로 달리던 호황과 자신감, 마쓰다 세이코라는 걸출한 가수와 함께 J팝으로 불리며 아시아를 호령하던 문화적 위세.

이제는 세월이 바뀌어 일본 대중은 K팝에 열광하고 동경한다.

 

나이 차이 40세, 발표한 지 45년....일본과 베트남 혈통, 호주 국적의 한국 걸그룹 가수라는 차이를 넘어 문화적 가교를 놓은 K팝의 위력이 놀랍다.